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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부산 태종대 나들이(feat. 고양이)

by 최바바 2021. 6.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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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태종대에 두번째로 방문했다.

 

동생 자격증 시험이 있었는데

 

너무 먼 곳이라 가족 총출동해서

 

멀리 간 김에 주변에 산책할만한 곳이 있거나

 

구경할만한 곳이 있으면 들렸다가

 

집에 가자고 결론이 났다.

 

동생 시험장과 가까운 곳에

 

태종대가 있어서 가게 되었다.

 

이 날은 안개가 자욱해서

 

바다고 산이고 잘 보일 것 같지는 않았지만

 

그냥 간다는 것에 의미를 두기로 했다.

 

 

 

 

 

주차장에서부터 고양이를 만났다.

 

약간의 경계심은 있으나 멀리 물러서지는 않았다.

 

마치 우리를 구경하는 듯 했다.

 

 

 

 

 

 

 

 

 

 

 

올라가던 도중에 발견한 고양이다.

 

이 옆에 의자가 있었는데,

 

너무 조용히 가만히 있던 나머지

 

의자에 앉아계신 할머니, 할아버지분들도

 

여기에 고양이가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계셨다.

 

내가 사진을 찍으니까 

 

거기에 뭐가 있느냐고 물어보셨고,

 

고양이 한 마리가 있다고 말씀드리니

그제서야 고양이를 보러 일어나셨다.

 

"오마나!! 그기에 고양이가 있었네!!

우찌 그리 조용하게 가만히 있노!! 예쁘네!!"

 

 

 

 

 

 

 

 

 

 

 

 

수국도 정말 많이 있었다.

 

비를 맞아 싱싱해 보이는 연보라 수국과,

 

비를 거의 맞지 않아 메말라 보이는 분홍색 수국이

 

너무 예뻐서 사진을 찍었다.

 

개인적으로 연보라색 수국을 더 좋아한다.

 

너무 예쁜 것 같다.

 

얼핏 지나가는 분들이 얘기한 걸 들었는데

 

수국 축제를 준비하는 것 같았다.

 

중간중간 뭔가 무대같이 보이는 것들을

 

설치하시는 분들도 보였다.

 

무대가 아닐 수도 있지만,

 

무튼 쇠같은 것들을 닦고 설치하실 준비를 하고 계셨다.

 

 

 

 

 

 

 

 

 

 

 

 

 

처음에는 저 바다 끝 자욱한 안개가

 

바다 완전 앞까지 가득 있어서

 

태종사 있는 곳까지 올라가도

 

바다가 정말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올라가는 도중에는 비도 왔으니 

 

그냥 도로 내려갈까 생각도 했었다.

 

날 자체가 덥지는 않았지만,

 

너무 습했기 때문에 땀이 정말 많이 나서

 

의자에 10분정도 앉아서 쉬었다.

 

쉬는 동안 정말 모기한테 많이 물렸다.

 

 

 

 

 

 

 

 

 

 

 

 

 

 

 

점점 안개가 물러서더니

 

천천히 내려가는 동안에 해가 뜨고 말았다.

 

정말 신났다.

 

 

 

 

 

 

 

 

 

 

 

 

 

 

 

 

해가 뜨니 바다의 빛깔 자체가 달라졌다.

 

필터를 쓰지 않은 바다 그 자체의 색인데

 

정말 에메랄드 빛 청량한 빛이었다.

 

 

 

 

 

 

 

 

 

 

 

 

 

 

 

 

 

바다를 보느라 정신팔려있다가 옆에 돌아보니

 

또 냥이가 있었다.

 

임신을 한건지, 최근에 출산을 한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무튼 어미냥이가 이렇게 누워있었다.

 

마치 사진을 찍어달라는 예쁜 자세로 말이다.

 

 

 

 

 

 

 

 

 

 

 

 

 

 

 

 

어미냥이를 만나고 조금 내려가는 중에

 

또 냥이를 만났다.

 

사진이 좀 더 노랗게 나왔지만

 

이 아이는 라떼색깔이었다.

 

아니 더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밀크티 색이었다.

 

가까이 가면 우유냄새가 날 것 같은

 

뽀송뽀송한 아가였다.

 

 

 

 

 

 

 

 

 

 

 

 

 

 

 

 

조금 더 내려가니 고양이 두마리가 있었다.

 

 

 

 

 

 

 

 

 

 

 

 

 

 

 

 고양이들의 솜방망이는

 

왜 저렇게 보송보송하고 귀여운 것일까?

 

 

 

 

 

 

 

 

 

 

 

 

 

 

 

 

그 옆에는 약간 관종 고양이가 있었다.

 

손으로 가까이 와서 냄새를 맡더니

 

먹이가 없다는 것을 알자

 

쿨하게 뒤돌아섰다.

 

먹이가 없어서 미안..! > <

 

 

 

 

 

 

 

 

 

 

 

 

 

 

 

 

 

 

 

 

주차장까지 거의 다왔을 무렵에

 

엄마와 나는 나무에서 자는 냥이를 발견했다.

 

너무나 그림같아서

 

이 아이를 발견한 내 자신이 너무 기특했다.

 

사진을 찍고 있으니

 

어떤 아주머니 한 분이 오셔서는

 

"어머머머.. 애가 왜 저기서 자?!!" 하고

 

너무 크게 말씀하셔서

 

냥이가 깰까봐 조금 미안했다.

 

'단잠을 방해해서 깨면 어떡하지?' 했지만

 

냥이는 깨지 않았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미동도 하지 않았다.

 

태종대에 왔지만 고양이 구경을 더 신나게 한 것 같다.

 

길냥이의 수명이 정말 짧다고 하지만

 

내가 만난 길냥이들은

 

오래오래 건강하게 살았으면 좋겠다.

 

이렇게 태종대 나들이가 아닌

 

태종대 고양이와의 만남이 끝이 났다.

 

생각보다 정말 좋았다.

 

즐거움의 대부분이 고양이 덕분이었지만

 

무튼 즐거운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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